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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한국 문인> 시부문 신인상 당선 소감문
· 작성자 한창현  
· 글정보 Hit : 6431 , Vote : 1202 , Date : 2006/07/15 18:59:46 , (1665)
· 가장 많이본글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빙어

순결의 산과 강
비탈진 골짜기에도
빛이 스며들고 바람도 유영 친다

강을 따라서 길게 누워버린 길
겨울 숲은 그리움 되어 뒤따라온다
사랑은 임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얼음 골 다리 건너
나지막이 자리잡은 겨울의 횟집
작은 수족관에는
머리를 한쪽으로만 향하는 빙어
죽음을 예측하면서도
앞서서 이승을 버리려고만 한다
겨울의 깊이만큼
더욱더 투명한 속마음
겨울은 눈부시도록 곱게 흥분된다

그대 생이 얼마나 욕심이 없었으면
저렇게 다 보여주는 것일까
그대 삶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마지막 사랑으로 채워주고 가는 걸까

그대 작은 몸뚱이 도려내면
투명한 겨울 편지되어
가슴 없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눈다
그대 몸짓은 이슬 같은 영혼
순백의 눈꽃으로 피어난다

흰 접시마저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다 비워놓고 그대는 떠나는구나
그대 유영에 내 마음 실어
긴 겨울 강은 사색으로 헤엄친다

빙어 한 마리


문학이 태초부터 꿈 꾸어온 나의 자화상은 아니었습니다.
유년기부터 그려온 그림이 나의 그림자였다고 말할 자신이 이 시각에는 상실되었습니다. 이따금 살아온 자신의 모습이 열정적이고 힘있게 살았었다고 말하기에는 살아온 뒷모습이 초라해 보입니다. 나에게 부제로 던져진 글과 그림은 이유 있는 땀을 흘리게 하였고 노작 뒤에 찰라적 포만감으로 여유로 울 수 있었던 것에 대하여 감사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저는 어부이길 거부했습니다.
낚시를 좋아했지만 결코 직업적인 어부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고기잡이를 포기하거나 원망해 본 적은 없습니다. 비가 쏟아지고 폭설이 온 산하를 묻어버리고 칠 흙 같은 어둠으로 절망과 고독을 주었지만 운명처럼 놓인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쉬지 않고 걸어 왔을 뿐입니다. 오늘도 시사성없는 잡동사니도구를 걸레질을 하고 단근질하며 아내 같은 월척을 낚는 꿈을 소유한 무명의 낚시꾼입니다. 천둥과 번개의 위기 속에서도 황금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서 뭉치 같은 아내로 삼고 싶습니다. 어눌한 한 사내의 넋두리지만 신앙처럼 잊지 않은 기억하나 있습니다. 초자연의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 올리기 위한 원죄 없는 욕심 하나는 가슴속에서 활화산처럼 불타오르고 있다는 사실감입니다.

2003년 월간 3월 호""한국문인""에서 저의 졸 시(詩)를 관대하게 평하여 주시고 문단에 등단시켜 주었으며 3월 말 일경에 세종문화회관에서 1월부터 등단했던 신인 수상작가 시상식이 있다는 전화 한 통화를 받고 잠시 번민과 기쁨 사이에서 갈등했습니다. 문학의 바다에서 작은 쪽 배를 띄울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은 거대한 괴물로 변하여 작은 몸뚱이를 고문하기 시작하였고 또 한편으로는 늘 기다림으로 지켜보는 아내에게 행복이란 말을 결혼 십 수년만에 선물하였다는 뻔뻔스러운 기쁨이었습니다. 이번 계기를 발판으로 더욱 연구하고 의미있는 땀을 흘리는 화가와 시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끝으로 별 마을 문학회 문우님들께 고개를 숙여 감사 드립니다. 사고뭉치인 저를 따뜻하게 가슴으로 안아주시고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어 오늘의 결과물을 생산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심사를 맡아주신 황금찬 선생님과 이철호 선생님께도 가슴 깊이 감사함을 전 합니다. 특히 질타와 조언으로 오늘까지 이끌어주신 이요섭 선생님 조찬용 시인님 성백원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여러 선후배 여러분들께 빙어 한 마리 인사 올립니다.

건강과 평화!

빙어 한창현
                

2003-02-09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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